[성명서] 17분이면 충분하다는 경찰, 그 17분에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다!

성 명 서

 

17분이면 충분하다는 경찰, 그 17분에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과 이를 정당화한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국정감사 해명에 강한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이 17분 만에 끝났으며 진료 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소아응급센터에서는 생후 6개월 환아가 한 시간 넘게 지속된 경련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의료진은 환아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경찰에게는 고작 17분이었을지 몰라도, 응급실에서의 17분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시간이다. 중증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진료 연속성을 침해하고도 진료 방해가 없었다는 주장은 응급의료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궤변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경찰이 전자의무기록(EMR)의 위변조 가능성을 압수수색의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사실이다. 전자의무기록은 작성과 수정 이력이 전산상에 남으며, 적법한 자료 제출과 로그 확보를 통해 검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의료진을 잠재적 증거인멸범으로 취급하며 응급실을 강제수사의 현장으로 만든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의료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의사를 범죄자로 몰아세우고 응급실에 수사 인력이 들이닥친다면, 도대체 누가 생명을 살리는 최전선에 남겠는가?

 

이미 현장 전문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 반납 논의까지 시작됐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수사 논란이 아니라 대한민국 필수의료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다. 무리한 수사로 필수의료를 위축시킨 대가는 결국 응급실을 찾는 국민과 어린 환자들이 치르게 된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경찰청에 이번 압수수색의 전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는 응급환자의 생명권과 진료권을 보호하는 엄격한 강제수사 준칙을 마련하고,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추궁을 개선해야 한다.

 

응급실은 범죄 현장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최후의 보루다. 필수의료를 무너뜨리는 무리한 공권력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

 

2026. 10. 13.

서울특별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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